Q. 안녕하세요, 사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뉴소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전북에서 16년째 일관사육 형태로 소를 키우고 있어요. 오늘 소를 키우려고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본격적으로 한우 사육 입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소를 키울까 말까 고민이 될 때 도움이 될 만한 활동이 있을까요?
A. 본인이 운영하고자 하는 사육형태를 가진 농가에서 며칠 일을 배워보는 걸 추천해요. 그러면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알 수 있고, 본인과 맞지 않다면 또 다른 농장을 경험해보면서 어떤 사육형태가 나와 맞는지 파악할 수도 있거든요. 다른 지역에 있는 농장들을 충분히 보고, 듣고, 경험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Q. 소를 키우려고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A. 사람마다 사정이 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경우 땅을 사서 축사를 신축하고 소를 입식해야 해요. 그럼 먼저 축사를 지을 땅을 사야하겠죠? 땅을 고를 때는 축사를 신축하고자 하는 지역의 축산업 허가 조례를 알아보고,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부지 목록을 추려서 시・군청 담당자에게 의뢰를 해본 후 구매하면 돼요. 축사 주변에 마을이 있는지 없는지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아요. 있다면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미리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후에는 원하는 형태로 축사를 짓고, 소를 입식해서 키우시면 됩니다.
Q. 축사에 어떤 소를 들여와야 할지도 결정해야 하는데요. 사육 형태(번식/비육)중 추천하시는 형태가 있나요?
A. 어느 한쪽이 더 나아서 그쪽을 추천 한다기 보다는 농장을 운영하고자 하는 분의 성격이나 경영관에 따라 사육 형태를 다르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전적이고, 활동적이고, 시장파악이 빠르고, 자금운용에 탁월하며 배포가 크신 분들은 비육우를 키우는 것이 잘 맞을 거예요. 반면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고, 섬세하고, 차분하며 동물을 보살피고 돌보는 것을 잘하는 타입이라면 번식우를 키우는 것이 잘 맞을 거고요. 현재 경제적인 부분이나 사육규모 지리적위치 등 다양한 조건을 알아야만 보다 정확하게 추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번식우를 사육하는 것(또는 일관사육)과 비육우를 사육하는 것 각각의 장단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비육은 아무래도 회전율이 좋고, 입식과 출하를 한번에 할 수 있어서 수익도 한번에 크게 낼 수가 있어요. 또 근무시간이 번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에요. 하지만 사육 단계에 따라 비싼 사료를 먹여야 하기 때문에 생산비가 높을 수 있어요.
반면에 번식의 경우 송아지 생산에 편차가 생기기 때문에 수익이 불규칙적이고, 노동력이 비육보다 많이 들어요. 경우에 따라 시설 투자비도 많이 들 수 있고요. 하지만 사료를 제한 급여하고, 조사료를 많이 먹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생산비가 적게 들 수 있어요.
Q. 이건 쪼니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인데요. 사장님이 보시기에 혼자서 키울 수 있는 사육두수는 몇 마리라고 생각하세요?
A. 사육 형태에 따라 다른데, 진짜 성실히 한다고 가정했을 때 비육우는 혼자 5~600두? 번식우는 100두요. 번식우 두수는 100두로 유지하고 송아지, 비육소가 늘어난다고 치면 번식농장에서는 200두 정도까지도 가능할 것 같고요.
Q. 소를 사육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생길 수 있는 애로사항은 어떤 게 있을까요?
A.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육두수가 적으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요. 소가 별로 없으니 밥 주는 시간도 짧고, 송아지도 몇 마리 없어서 치료나 관리에 시간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일과가 금방 끝나요.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밥은 꼭 줘야 하니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는 거예요. 그러면서 남는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야 하는 걸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런 시간에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Q. 한우 사육과 관련된 정보는 어디에서 얻나요?
A.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을 활용하여 논문이나 다른 농가의 사례를 찾아봐요. 생각보다 SNS 채널에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소를 키우는 분들이 올리는 정보가 많아요. 농기계도 해외 직구를 하거나, 본사에 메일을 보내서 구입하는 경우도 있고, 구매 할 때 해외 박람회 등 외국 사람들의 후기를 참조하는 경우도 있고요. 만약 궁금한 게 있다면 SNS로 질문하며 소통해보는 것도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장비 가격은 얼마 주고 샀는지, 아픈 송아지를 어떻게 치료했는지 등) 또 뉴소레터에서 실제로 검색이 되지 않는 정보들이 나올 때도 있어서, 뉴소레터를 구독하는 것도 추천해요!! 😄
Q. 사장님이 농장을 운영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건 무엇인가요?
A.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기록관리예요. 기본적으로 기록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내 농장에 대한 평가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든요. 농장 성적, 수익, 수정, 생시체중, 송아지가 아팠던 것, 도축 정보, 도축 단가 등 기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이렇게 기록이 쌓이면 그 이전 데이터와 비교하면서 농장의 목표를 수립할 수 있어요.
실제로 지난해 제 목표가 ‘똑똑하게 팔자’ 였는데요. 그래서 지난해에는 우리 농장 소에 대한 기록과 더불어 우리 농장의 소를 구입하는 고객(농가, 소장사, 중도매인 등)을 정확히 파악해서 고객의 니즈에 맞추어 알맞은 때에, 알맞은 소를 출하해서 다른 소들 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처음 소를 키우려는 농가들에게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A. 처음 소를 키우려고 하시는 분들 중에 소 키우는 '기술'이 늘기를 바라는 분들이 계세요. 예를 들면 인공수정도 하고싶고, 송아지 치료도 하고 싶고, 이렇게 모든 걸 직접 하고싶어 하시는 분들이요. 주변 농가분들도 대부분 자가로 하면 농장성적이 좋다고 말씀해 주시고요. 대부분 큰 농장에 견학을 다니니까 선도농가의 개량 수준, 방법 등을 배워오다 보니 선도 농가와 비슷하게 소를 키우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축산업을 처음 시작하는 농가분들이 가지고 있는 소의 능력이 선도농가의 개량 수준을 따라잡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기간동안 선도 농가는 더 좋은 소를 생산하게 될 확률이 높아요. 특히 소농인 경우일수록 이렇게 처음부터 잘하려고 노력하기보단, 자금 회전이 빠르고 돈이 되는 사육형태를 가지고 가시는 것을 추천해요. 물론 처음부터 부모님이 하시는 농장을 같이 운영하거나 자금에 여유가 있어서 처음부터 크게 시작하시는 분들은 예외 지만요. 우리는 경제동물을 사육하고 있기 때문에 소를 키우면서 사업을 운영해 나가는 경영자의 마음으로 내 농장과 시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